복지마을은 행복합니다. 그러나 슬픔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아픔이 있습니다. 다른 어르신들보다 즐겁고 유쾌하게 지내는 것으로 따지면 참으로 행복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행복의 전부는 아닙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과 또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것. 그것 이상 행복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복지마을은 행복하지만 슬픔을 안고 있는 곳입니다. 자원봉사자와 가족들이 찾아오긴 하지만 언제나 함께 하는 가족과는 다른 것입니다.
나이가 들고 노년이 찾아오면 가족이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생깁니다. 갈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부부가 같이 맞벌이를 해도 자녀들 한 명 교육하고 살아내기가 벅찹니다. 거기다 쇠약해진 육체와 노년의 만성질병을 앓는 부모님이 함께 계시면 효도를 하고자 하는 그 마음은 뜨겁지만 현실이 효도를 다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이것은 사회적 시스템입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의 문제를 가족에게만 떠맡길 수는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점점 그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여 국가가 그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물질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노인의 입장에서 어르신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섬길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복지마을은 한 발 앞서서 국가의 정책을 민간에서 실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복지마을은 행복하면서도 슬픔이 깔려 있습니다. 그 슬픔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르신들의 그 마음을 백분 이해하셔서 정말 가슴으로 뜨겁게 사랑해주고 돌아가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가족이 더욱 그리운 계절입니다.
(가나안 복지마을 소식지, 2007년 가을호, 통권 20호, 2007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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