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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명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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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요나단
Subject   유리로 여는 세상(KCC사보)
금강고려화학(KCC) 2002년 1월호 연재분

 

   유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커피를 마시고 서류를 뒤적이며 노동을 위해 일하는 사무실. 숨을 쉬며 호흡하는 공간. 잠을 자고 책을 읽으며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휴식과 재충전의 집. 이런 곳에 사방으로 유리 한 장 없다고 생각해 보자. 생각이 아니라 그렇게 느껴보자. 유리쯤 없다고 우리의 일상에 뭐 달라지는 게 있을까? 까짓 것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야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시작했던 상상은 어느새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며 토네이도가 온갖 사물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 같은 끔찍함으로 뇌를 죄여오기 시작한다. 아, 견딜 수 없는 답답함으로 온 세상이 감옥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답답함에 질식해서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어쩌다 하루가 아니라 1년 365일이 그렇다면 우리의 정신은 온전하게 버텨낼 수 있을까? 유리창 있는 세상에서 살게 해 달라고 소리소리 지르다 미쳐버리는 건 아닐까? 닭살 돋는 소름의 공포가 전기처럼 찌르르 전신을 훑고 지나간다.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건물을 지을 때에는 유리를 꼭 넣어야 된다는 조항이 콱 박혀야 할 것만 같다. 아, 느끼지 못하는 동안 유리는 우리에게 생활이 되어 있었구나. 어느새 우리에게 공기처럼 익숙해져버린 유리. 아니 그 이상의 존재로 유리는 다가온다.

 

  그렇다면 유리가 일상화되지 않았던 옛날의 우리 선조들은 갑갑해서 어떻게 살았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때는 지금처럼 주거 공간이 많지 않았다. 아니 주거 공간이라고 해봐야 가옥이 다였고 그것도 하루 종일 밖에 나가서 일을 했으니 집에는 밤에 잘 때만 들어가서 생활했을 터였다. 그러니 몸과 마음은 늘 상큼한 하늘과 푸른 자연을 보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처럼 갑갑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하루 중 바깥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보내는 시간은 기껏 한 두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사무실이거나 집이거나 아니, 어떤 다른 일을 위해 모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일정한 형태의 건축물 안에서이다. 거의 하루종일 인간이 만든 구조물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이니 우리는 유리를 통해서만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유리가 아니고서는 자연을 접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유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속 건물에서 바깥 자연으로 이끌어주는 가장 가까운 인도자요 중간자인 것이다.

 

   유리는 누군가에 의해 발명된 것일까, 아니면 저절로 생겨난 것일까? 일반적으로 자연 최초의 유리는 화산의 용암이 갑자기 냉각되어 미처 결정화되지 못하고 만들어진 흑요석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유리 성분을 인간이 계속 발전시켜 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유리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B.C. 3000년 경의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이미 이집트인들은 돌구슬에 유리질의 유약을 사용하였으며, B.C. 1350년 경으로 짐작되는 유리 제조공장의 유적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이집트에서 유리 기물의 제작이 본격화된 것은 제18왕조(B.C. 1600년~1700년) 무렵부터였는데, 술잔이나 항유병 등이 주로 만들어졌다. 현대적 유리의 실질적인 기원은 알렉산드리아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 때 시작되었으며, 후에 고대 로마에서 더욱 발전하였다. 알렉산드리아의 장인들은 모자이크 유리라고 알려진 기술을 완성했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색을 지닌 유리봉 조각을 자른 다음 서로 엮어서 다양한 장식 모양을 내는 기법이었다.


 

 


  유리생산의 첫번째 획기적인 전환은 대략 기원전 1세기경 유리불기법(Glass Blowing)의 발명으로 이루어졌다. 새로운 로마제정시대로부터 로마제국이 분열할 무렵 시돈(Sidon)에서 유리조형사상 세기적인 생산기술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철 파이프 앞 끝에 유리를 물방울 같이 말아 올려 둥글게 하고, 반대편 끝에 공기를 불어넣어 유리를 풍선과 같이 부풀려서 성형하는 이 방법은 각각의 형틀로 하나씩 만들던 시대로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대량생산 방법이었다. 유리 구가 한쪽으로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을 계속 돌려야 했지만 숙련된 기술자는 관을 불어서 꽃병이나 접시, 물병 등의 다양한 유리 제품을 만들어 내었다. 이 유리불기법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전해져, 기본적인 유리 기법으로서 세계에서도 널리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또한 4세기경 로마시인 단테우스는 "우리들은 창유리를 통하여 보고자 하네, 눈으로 물건들을 분별할 수 있다네"라고 노래하고 있는데 이 시를 통하여 이 당시에 이미 투명유리가 상당히 보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유리 산업에 있어서 두 번째의 획기적인 전환은 영국 산업혁명으로 넘어 온다. 1887년 영국 요크셔의 존 애슐리가 발명한 한 기계는 두 사람이 한 시간에 무려 200개의 유리병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계는 용융된 유리를 주형에 주입하는 작업을 손으로 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 반자동인 셈이었다. 그 뒤 1898년 미국의 오언스가 발명한 최초의 자동 시스템은 1시간에 2,500개의 병을 생산해 낼 수 있었다. 바야흐로 엄청난 양의 병유리를 생산하는 자동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대 유리 제품들은 대부분이 로마시대 형태의 유리인데 동양적인 유리가 출현한 것은 통일신라이후 불교문화가 도입되면서부터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유리 기구는 신라시대 경주고분에서 처음 출토되었는데 금관총에서 나온 유리잔, 금령촌에서 나온 유리주발, 천마총에서 나온 유리그릇 등이 있다. 그러나 이 유리제품들은 지금까지 동양에서 발견된 다른 유리 기물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그 가치가 더욱 높다고 한다. 아울러 경주군 대남면에 유리용 가마가 있었음이 확인되기도 했는데, 이같은 사실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유리문화가 시작된 것은 신라시대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유리 기술은 신라시대 이후 조선조 말기 서구문화가 들어올 때까지 거의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 근세 우리나라 유리 제조공장의 효시는 1902년에 완성된 이용익의 "국립제조서"로 알려져 있는데 이용익은 1903년에 러시아 기술자의 협조를 받아 병유리 생산시설을 갖추었으나 1904년 러일전쟁으로 문을 닫았다고 전해진다.

  이제 우리의 건축 문화에 있어서 유리는 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최첨단 기술의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자동차의 충돌시 유리 파편이 튀어나가지 않게 고안된 판유리 제조특허는 이미 1874년 프랑스에서 특허로 나온 기술이다. 유리 조형은 새로운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건축의 아름다움을 얘기할 때 유리는 역할이나 가치면에서 더욱 주가가 높아진다. 일상 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유리병이나 창문에서부터 자동차, 렌즈, 현미경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미세한 산업분야까지 유리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건축가들은 최근 건물들의 앞면을 유리창으로 처리하여 미적 감각을 높이는 경향이 다분히 있다. 이제 유리는 건축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그 많은 유리의 청소 작업을 위해서 곤도라 같은 기구가 이용돼야 한다. 사람이 올라가서 청소를 할 경우 상당히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바띠마 박람회 “Salon Batimat”는 “자가세척이 가능한 유리”를 발명해 선보인 영국의 필킹톤(Pilkington)과 프랑스의 쌩고뱅글래스(Saint-Gobain Glass)사에게 금상과 은상을 수여했다. 또 다른 유리제조업체인 PPG 인더스트리 역시 자가세척 유리 SunClean을 개발했다. 2002년 상반기 쯤이면 상업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유리들로 인해 이제는 유리청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선진국 유리회사들은 그동안 회사의 운명을 걸고 투과도 가변 유리 개발에 몰두해왔다. 일본판초자는 정물질을 이용해 투과도를 바꿀 수 있는 유리를 개발했지만, 이 유리는 투명과 불투명 두 가지 상태로만 투과도를 바꿀 수 있어 실내 칸막이 용도로만 쓰인다. 또 미국의 젠텍스사는 전자크롬(EC)방식의 투과도 가변유리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유리는 크게 만들기가 어려워 자동차의 실내 백미러용으로 쓰이고 있다. 최근 국내의 모 벤처기업은 창으로 들어오는 태양광의 투과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투과도 가변유리(SPD)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많은 사무실 건물은 햇빛이 센 날은 너무 눈이 부시고, 구름이 낀 날은 너무 어두워 아예 커튼을 치고 낮에도 조명을 해 이중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투과도 가변유리를 쓰면 커튼 없이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 대낮에도 조명을 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후지제록스는 온도를 감지해 투명도가 변화하는 '지능유리'를 개발했다. 이 유리는 기온이 올라갈 경우 태양광을 차단하고 기온이 내려갈 경우 태양광을 통과시킨다. 따라서 빌딩이나 주택의 창유리에 사용할 경우 냉반방 효율을 높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이제 유리는 단순한 기능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능을 갖추고 여러 일들을 처리해내는 놀라운 장치로 변신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유리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단점들을 안고 있다. 많은 기술자들이 이를 해결하고 더 좋은 유리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지만 필자는 더 아름다운 유리 세상을 꿈꾸며 또 다른 상상을 해본다.


 

  유리로서 항균 기능이 되어 건물의 세균 증식이 억제된다면, 유리가 방충 효과가 있어 여름철 벌레를 쫓아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매직펜으로 맘껏 썼다 지울 수 있는 유리가 있다면 낙서 유리로 스트레스도 풀고 칠판 대용으로도 즉석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유리가 외부의 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준다면 건강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온도감지 유리가 나왔지만 좀더 발전되어 실제 온도표시까지 가능해진다면 문을 열고 손을 내밀지 않아도 유리창만 보고 바깥 기온을 알 수 있으니 참 행복해질 것도 같다.

냉장고 문이 전체 유리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음식이 상하는지 쉽게 파악이 될 것도 같고,

자신만의 이름이나 회사의 로고가 깊게 새겨진 유리를 판다면 잘 팔릴 것 같기도 하다.

멀리 산을 두고 있는 건물이라면 유리가 망원 기능을 갖추어 산의 풍광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게 되어 참 여유로운 직장생활이 될 것도 같다.

산 가까이에 있는 건물이라면 나무 유리가 되어 바깥의 신선한 공기는 받아들이고 사무실의 나쁜 공기는 내뱉어 줄 것이다.

 이는 건강에도 너무너무 좋아 유리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도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유리로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온 세상이 유리로 만들어져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머리 속에 그려진다. 얼마나 환상적인 도시가 될 것인가. 별빛처럼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유리 세상. 앞으로 미래는 유리로 인해 더 아름다워지고 더 안전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을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며 땀을 흘리고 있음을 알기에 유리는 세상 속에서 점점 자라나고 있다.

 

 

  *** 코카콜라병에 얽힌 이야기***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올록볼록한 코카콜라병은 발명이야기의 전설 같은 고전인 동시에 6백만달러짜리 발명품이다. 발명가는 루드라는 18세의 작은 병공장 직원이었다.
  1923년, 코카콜라사는 새로운 병모양에 대한 공모를 하였다. 물에 젖어도 손에 미끌어지지 않아야 하며 사실보다 더 많은 내용물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코카콜라 회사의 아이디어 공모에 루디는 과감히 도전장을 내었다. 6백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걸린 이 일에 루드는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도무지 자신의 마음에 드는 병모양이 나오지 않아 거의 지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여자친구가 나타났는데 루드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보는 순간 번쩍이는 아이디어에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질렀다. 그 아이디어 제공처는 바로 여자친구의 치마였다. 여자친구는 당시 유행하던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여자의 몸매가 잘 드러나도록 적당한 굴곡이 있었다.
  루드는 즉시 병을 만들기 시작했다. 놀러온 여자친구 주디의 치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루디는 주름치마 모양을 본 떠 병 바깥면에 주름을 만들었다. 손으로 잡아도 미끌어지지 않도록 한 다음 치마처럼 허리부분을 잘록하게 만들어 손으로 잡기 쉽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모양은 이전의 80% 양의 콜라만 넣어도 보기에는 더 많아 보였다. 1923년 루디는 6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받게 되었고, 코카콜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거금을 받은 루드는 여자친구 주디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전설 같은 실화가 아직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글쓴 이 : 발명컬럼니스트 / 시인 이태훈(invention@invention.jungbo.net)




< 출처 : http://www.invention.jungbo.net/2000/story/kcc2201.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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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05 -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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