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서워질 때가 있다.
솜보다도 가벼운 숨이란 놈은
가벼압게 내 몸 제압한다.
이 여름밤, 숨을 꼴딱거리게 한다.
슬픔이 해일처럼 밀려올 때면
뜬금없이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가
시커먼 구름 사이를 헤치고 나타나는 것도 그렇다.
웃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걸로 슬픔은 더 커지지만
불행해지지는 않는다.
분초를 다투며 달려드는
걱정과 두려움이란 놈들도
마찬가지다.
다행인 것은
사랑과 믿음인데
이 녀석들이 힘겹게 힘겹게
저 녀석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믿을 만한 놈은
사랑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