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새벽부터 거리를 가득 메웠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불안한 미래처럼 가득 풍성해졌다
그러나 햇살 한 줌
창가에 내려 앉자
시간은 문득
정신을 잃은 것처럼 멈춰서고
오직 고요만 충만하다
미래를 말하기엔
너무 지친 듯 하지만
실상 미래란
보이지 않으면서도
지금 여기와 연결되어 있다
숙연한 색연필들이
혼을 뿜어낸다
그 어디인들 팍팍하지 않은 곳 있으랴
사하라 사막에서도
나무는 숨을 쉰다
그 막막한 모래 아래서
쨍쨍거리는 태양말고는 이야기할 친구가 없는
바로 그곳에서도
우리는 내일을 노래한다
그 어린 시절
우리가 소년 소녀였을 때
고무줄 뛰기를 하며
비석차기를 하며
내일이 있는 것조차 암담히 모를 때부터
세상은 아름다웠다
삶을 아름다웠다
그 과거는
지금 여기 이곳에
나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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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사랑이었던 길
타향의 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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